국내에서 가동 중인 23개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소비되는 우라늄의 양은 연간 약 500톤 정도입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려면, 적절한 형상과 특성을 가진 제품으로 가공해야 합니다. 또한, 수명이 끝나 방출된 사용후핵연료는 재처리 과정을 통해 새로운 연료로 활용되거나 적절한 시설에서 저장되는 형태로 폐기됩니다. 이처럼 원자력발전소에서 우라늄으로부터 전기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일련의 산업적 공정, 즉 핵연료 우라늄의 일생을 핵연료주기라고 하는데, 이는 선행핵연료주기와 후행핵연료 주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선행핵연료주기란 우라늄 광석을 가공하여 핵연료로 제조하는 과정으로, ‘채광→정련→변환→농축→재변환→성형 및 가공’의 단계로 구성됩니다. 채광은 우라늄이 포함된 광석을 채굴하는 행위로 원광에 우라늄이 0.1% 이상 존재하는 경우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채광된 우라늄 원광은 제분 과정을 거쳐 균일한 크기의 가루로 만들어진 후 화학적 여과 과정(정련)을 거치게 됩니다. 이러한 정련 과정을 거치면 우라늄의 함량이 높은(70~90% 정도) 노란색 가루로 만들어지며, 이를 우라늄 정광 혹은 옐로케이크(Yellow cake)라고 부릅니다.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천연 우라늄에 약 0.7%가 포함된 핵연료 우라늄 동위원소인 우라늄-235의 양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옐로케이크를 농축 공정에 사용되는 불화우라늄(UF6)으로 변환시킵니다. 변환된 불화우라늄 내에 존재하는 우라늄-238과 우라늄-235의 무게 차이를 이용해 우라늄-235를 분리해 농축합니다.
우라늄 처리 과정
발전용 핵연료의 우라늄-235의 최대 농축도는 5% 이하이며, 필요에 따라 이보다 낮은 농축도의 우라늄도 사용됩니다. 우라늄-235가 분리되고 남은 농축 부산물을 열화우라늄이라고 합니다. 농축 불화우라늄은 화학 공정을 거쳐 핵연료로 사용되는 최종 화학적 형태인 이산화우라늄(UO2) 분말로 재변환 됩니다.
성형 및 가공 단계는 선행핵연료주기의 마지막 단계로, 이산화우라늄 분말을 원자로에 사용하기 적합한 형태의 핵연료 집합체로 제조하는 공정입니다. 우선, 이산화우라늄 분말을 소결체로 제조해야 합니다. 소결체는 분말 형태의 이산화우라늄을 단단한 세라믹 형태의 이산화우라늄으로 만든 것이고, 이 과정을 소결이라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결체들을 피복관에 넣어 밀봉해 핵연료봉을 만들고, 이 핵연료봉을 묶어 핵연료 집합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핵연료 집합체가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됩니다.
이산화우라늄 소결체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경제성과 안전성이 향상된 고성능 핵연료 소결체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제조 경제성과 핵연료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큰 결정립 UO² 소결체 기술을 2012년에 산업체에 유상 양도했습니다.
후행핵연료주기는 수명이 다한 핵연료가 원자로 밖으로 인출된 후 최종 처분까지의 과정입니다. 원자력발전으로 전기 생산의 목적을 다한 핵연료를 사용후핵연료라 합니다. 원자력발전을 하고 나오는 폐기물에는 방사선의 세기에 따라 방사선이 적게 나오는 것은 중저준위 폐기물, 방사선이 크게 나오는 고준위 폐기물로 나눌 수 있는데, 사용후핵연료는 고준위 폐기물에 해당됩니다. 보통 핵연료 원자로에 들어간 지 3년 정도가 된 연료는 수명이 다한 것으로 여겨 새것으로 교체하는데, 이때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합니다.
수명이 다했다고는 해도 방사선의 세기가 강하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사용후핵연료는 일정 기간 발전소 내부 저장소에서 열을 식힌 후 임시 저장 시설 혹은 영구 처분 시설에 보관되거나 재처리 공장으로 옮겨집니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사용후핵연료 내에 존재하는 플루토늄과 같은 핵분열성 원소들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는 주기를 재순환핵연료주기라 하고, 사용후핵연료를 적절한 시설에서 저장 처분하는 주기를 비순환핵연료주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후행핵연료주기에 대한 국가적인 정책 논의가 진행 중이며, 현재 사용후핵연료는 발전소 내부의 저장소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기 위한 건식 저장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며 재순환핵연료주기 기술도 함께 개발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