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속 과학읽기

테슬라의 ‘교류’ 발전을
처음으로 도입한 폭포

캐나다 나이아가라

나이아가라는 남미 이구아수, 아프리카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꼽힌다.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가 발명한 ‘교류’ 장치가 수력발전에 최초로 도입된 곳이 나이아가라 폭포다.

테슬라의 ‘교류’, 에디슨의 ‘직류’를 넘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을 가로지르며 요란한 굉음과 함께 쏟아진다. 높이 54 m, 폭 670 m의 나이아가라가 1시간 동안 쏟아내는 물의 양은 대도시 시민이 사용하는 하루치보다 많다고 한다.
엄청난 폭포수와 수력발전에는 에디슨과 테슬라의 숨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과학자 에디슨과 테슬라는 모두 전기로 명성을 쌓은 천재들이다. 에디슨이 직류장치를 발명했다면, 1880년대 에디슨 연구소에서 직원으로도 근무했던 테슬라는 교류장치를 발명해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
1890년대 초반, 나이아가라 수력발전의 송전시스템을 위해 공모했을 때 에디슨의 직류와 테슬라의 교류장치 모두 후보에 올랐다. 결국 수력발전을 위해 교류가 직류를 밀어내고 채택됐으며, 이로 인해 나이아가라 폭포는 세계 최초로 수력발전에 교류장치를 도입한 폭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테슬라가 발명한 교류 발전기, 테슬라코일, 교류 유도전동기 등이 주효하게 활용됐다.
나이아가라의 수력발전은 에디슨과 테슬라의 숙명의 전류 경쟁에서 테슬라가 우위를 점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평생 800여 개의 발명품, 270여 개의 특허를 획득하고도 니콜라 테슬라는 에디슨에 비해 가려진 삶을 살았다. 에디슨은 굴지의 전기회사인 ‘General Electric’을 만들며 승승장구했지만, 테슬라는 전기자동차의 이름과 함께 100년 뒤에 재조명 받고 있다.
‌캐나다 나이아가라

캐나다 나이아가라

조명쇼, 카지노, 액티비티가 쏟아지는 폭포

캐나다 나이아가라

나이아가라를 찾는 관람객만 연간 1,500만 명. 폭포를 둘러싼 도시 이름도 ‘나이아가라 폴스’다. 여행자들은 나이아가라 폴스의 번화가인 클리프턴힐에 2~3일 머물며 다채롭게 폭포를 향유한다. 우비를 뒤집어쓰고 폭포까지 보트를 타고 다가서거나, 폭포 뒤로 뚫린 동굴을 따라 폭포의 내부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오대호 중 한 곳인 이리호의 물줄기가 온타리오호로 흘러드는 관문인 나이아가라 폭포는 약 1만 2천 년 전 빙하가 깎아낸 단층부에 처음 형성됐다. 평평했던 낙차면은 세월이 흐르며 13 km나 상류로 밀려났고 지금의 활처럼 휜 독특한 지형을 만들어냈다.
헬리콥터를 타고 폭포의 포말을 창공에서 감상하는 헬기 투어는 짜릿하다. 상공에 오르면 ‘홀슈(말발굽)’로 불리는 캐나다 쪽 폭포와 ‘브라이덜 베일(신부의 면사포)’ 폭포를 포함한 미국 쪽 폭포가 한눈에 담긴다. 폭포들 사이에 고트(염소)섬이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는 ‘레인보우 다리’로도 연결된다. 실제로 폭포 어느 곳을 거닐든 포말과 함께 무지개를 감상하는 경험은 이곳에서 흔한 일이다. 제트보트를 타고 나이아가라 강의 격류를 거슬러 오르거나, 강변 나무데크를 천천히 산책하며 ‘완급’의 묘미를 즐길 수도 있다.
밤이 이슥해지면 ‘전류의 전설’을 간직한 나이아가라 일대는 불야성을 이룬다. 카지노와 쇼핑타운이 들썩거리고, 폭포 위로 조명쇼가 펼쳐진다. 천둥소리와 함께 폭포의 색깔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숙소에서 감상하는 게 가능하다. 스카이론 타워 등 360도 회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기며 나이아가라를 음미할 수 있다.

와이너리 품은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폭포에서 벗어난 길은 와인향 가득한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로 연결된다. 나이아가라 일대는 와인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진 세계적 와인 산지다. 와이너리만 100개가 넘는다. 특히 캐나다의 특산품인 아이스와인은 나이아가라 지역에서 70%가량 출하된다. 아이스와인은 겨울에 포도가 언 채로 즙을 짜 숙성시킨 와인으로 단맛이 강하다. 그윽한 바에 앉아 이 지역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이너리 투어의 거점 도시가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다.
온타리오호에 접한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는 나이아가라 폴스처럼 번잡한 관광지가 아니다. 오히려 19세기 분위기가 완연하다. 영국 식민지 시대에 ‘어퍼 캐나다(온타리오주)’의 수도로 번성했으며 현재까지 영국풍 건물들이 남아 있다. 시계탑이 있는 퀸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담한 채플, 약국 박물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는 캐나다에서 유명한 연극의 도시다.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삶을 기려 그의 작품 등 다양한 연극이 공연되는 ‘쇼 페스티벌’이 매년 5~10월 열린다. 작은 도심에 극장만 서너 곳이며 예전 법원 건물에서 막이 오르기도 한다. 투박한 지붕의 오래된 골목에서 와인을 마시며 캐나다의 유명 배우들을 만나는 일이 여유롭게 전개된다.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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