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비의 제자인 메리 에인스워스(Mary Ainsworth, 1913~1999)는 애착 관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낯선 환경 실험’을 고안하였다. 엄마와 아기만 있는 실험실에 낯선 사람이 들어온 후 엄마가 나갔다 들어오는 상황에서 아기의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이다. 반응은 3가지로 나뉘는데, 불안해하던 아기가 엄마가 들어오면 금방 안정을 찾는 ‘안정 애착’, 별 반응이 없는 ‘회피 애착’, 화를 내고 진정이 안 되는 ‘저항 애착’이 그것이다. 회피 애착을 가진 아기는 엄마가 애착을 받아주지 않기 때문에 결국 자기표현이 서툴고 타인의 감정을 읽는 것도 어려워하며 결국 자기만의 세계를 찾게 된다. 저항 애착을 갖는 아기는 엄마가 일관성 없는 애착을 보여주기 때문에 떼를 쓰고 울면서 자기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투정을 부리게 된다고 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이러한 애착 형태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저항 유형은 회피 유형의 침묵을 듬직함으로 생각하여 일관성이 있다고 오해해 호감을 느낄 수 있고, 회피 유형은 저항 유형의 화끈함을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오해해 서로 마음이 끌릴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한번 고정된 애착 관계는 성인이 되어서도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유아기의 경험이 중요하다. 굳이 애착 이론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임신과 육아는 부부에게 소중한 경험이고 굉장한 축복이다. 현대는 인공 수정으로 임신이 가능하고, 외국에서는 대리모를 통해서 임신 과정도 피해 갈 수 있는 시대이다. 기술적으로 인공 자궁은 가능하지만, 윤리적인 문제, 심리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우리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두렵고도 기대되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