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발견

올겨울,

따뜻한 겨울일까 추운 겨울일까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12월이 되면 올겨울 추위가 어느 정도냐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인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로 매년 이상 한파가 있을 거라 예상하지만 실제로 지난 몇 년 새 겨울은 평년 기온을 웃돌고 있는 상태다. 올겨울도 여전히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상 한파로 유래없는 강추위가 온다고도 하고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따뜻한 겨울이 될 거라고도 한다.
한반도의 겨울 맹추위는 북극의 제트기류 이상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제트기류는 북극 지역의 기온과 관련이 깊은데, 최근 지구온난화로 북극을 비롯한 극지방의 온도가 이상 기온을 나타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올겨울 우리나라의 추위 강도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반도의 겨울 기온을 결정하는 제트기류

기상청은 ‘3개월(2023년 11월~2024년 1월) 기상 전망’을 통해 올겨울 이상 한파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은 0.5~1.7 ℃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40 %이고, 내년 1월은 영하 1.5~영상 0.3 ℃로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 %라고 밝혔다. 12월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40 %라고 예측했다.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한반도 겨울 맹추위는 북극 제트기류 이상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제트기류는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저위도 지역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아준다. 그렇지만 북극 지역의 평년 기온이 높아져 따뜻해지면 제트기류는 뱀이 구불거리며 움직이는 것처럼 ‘사행(蛇行)’한다. 제트기류가 사행하게 되면 날씨가 정체되는 블로킹 현상이 강해진다.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면 한반도는 이상 한파에 시달리게 된다. 말 그대로 나비효과인 셈이다.

지구온난화로 가속화 하는 북극 빙붕 붕괴

지구온난화, 기후 변화에 관한 뉴스를 자주 접하다 보니 이전보다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이 줄어들었다는 생각까지 든다. 일상화된 지구온난화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를 일으키고 있으며 그 피해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다른 어느 곳보다 지구온난화 영향을 많이 받고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은 ‘북극’이다. 기후 전문가들도 “북극은 지구 표면상에서 가장 빠르게 지구온난화를 겪고 있는 지역”이라고 입 모아 이야기한다.

현재 북극 빙하 면적은 평년보다 줄어든 상태다. 이 때문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북극의 찬 기운이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올겨울에도 호된 추위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해수면 상승과 북반구 기후에 영향을 미칠 북극 빙붕의 면적이 매우 작아지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로 인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태라는 경고가 나왔다.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대, 미국 산호세 주립대, 덴마크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조사국(GEUS) 빙하학 및 기후부, 코펜하겐대 지리학 및 자연보호학과 공동 연구팀은 그동안 안정적이라고 여겨졌던 북부 그린란드 빙붕이 빠르게 후퇴하고 있으며, 1978년 이후 전체 30 % 이상이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1월 8일 자에 발표했다.

빙붕(Ice Shelf)은 빙하나 빙상(Ice Sheet) 같은 얼음이 바다를 만나 평평하게 얼어붙은 거대 얼음덩어리로, 일 년 내내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는 곳이다. 북부 그린란드 빙붕은 북극 빙하가 바다로 밀려들어가는 것을 막는 댐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이 지역 빙하는 1980년 중반 이후 약화하기 시작한 다른 극지 만년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북부 그린란드 빙붕 8개 중 3개는 2000년대 이후 완전히 붕괴했고 남은 5개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조금씩 붕괴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자들은 그린란드 빙붕의 붕괴가 2006년 이후 해수면 상승에 17.3 %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 변화의 악순환

연구팀은 빙붕의 변화가 해수면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하고 예측하기 위해 북부 그린란드의 현장 관측 데이터, 수천 장에 이르는 항공 사진, 위성 자료, 지역 기후 모델을 결합해 빙하-기후-해양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북부 그린란드의 빙붕 손실은 지금까지 예상했던 것 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지난 45년간 빙붕 전체 부피의 35 %가 사라졌으며 전체 면적도 1978년 5,386.6 km2에서 지난해 3,305.8 km2로 38.6 %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빙붕이 감소하면서 주변의 대륙 빙하가 계속 불안정해지고 있다. 바다가 계속 따뜻해지면 빙하가 바다로 밀려들어 심각한 해수면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 빙붕이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은 해양 온난화로 빙붕 바닥의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해양 열 강제력 분석을 통한 예측에 따르면 빙붕이 녹는 속도는 이번 세기말까지 계속 증가하고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북부 그린란드 빙붕이 완전히 붕괴할 경우, 그린란드 빙하의 안정성은 무너지고 결국 극단적 기상 상태와 해수면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도 예측했다.

연구를 이끈 빙하학자 로메인 밀란 프랑스 그르노블 알프스대 박사는 “북부 그린란드 빙붕의 대량 손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빙붕 손실은 해수면 상승은 물론 북반구 기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과 기온이 상승해 빙붕이 붕괴하고, 빙붕의 붕괴는 해수면의 상승으로 이어져 대륙 빙하들이 불안정해진다. 여기에 뜨거워진 바닷물의 온도는 다시 대기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말 그대로 끝나지 않을 ‘기후 변화의 악순환’에 갇혀버리고 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취약한 생물 토착종

한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는 생물 다양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중국과학원 동물학연구소, 중국과학원대학, 미국 노터데임대 공동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는 토착종보다는 외래 침입 생물종에 유리하다고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와 진화학> 11월 7일 자에 밝혔다.

연구팀은 전 세계 육상, 해상, 민물 서식지에 사는 1,852종의 자생 생물과 187종의 외래 침입종의 극한 기상 현상에 대한 반응을 평가한 443개의 연구에 대해 메타분석을 했다. 그 결과 육상 생태계에서 서식하는 토종 자생 생물은 폭염, 한파, 가뭄에 대해 외래 침입종보다 저항력이 약하고 민물 생태계에 서식하는 토착 생물은 한파를 제외한 모든 이상 기후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