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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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윤(前 대한방사선방어학회장)
2021년 4월 13일에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일 저녁 모든 언론 매체의 머릿 기사는 단연 후쿠시마 원전의 삼중수소수의 방류였다. 어떤 사안에 대해 보통은 매체의 성향에 따라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한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관한 기사는 매체의 성향과 상관없이 거의 부정적이었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오염수의 태평양 방류로 인한 한국인의 영향은 어떨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우선 방사선과 방사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이나 매질에서 발생하는 모든 에너지의 흐름을 방사선이라고 한다. 과학적 의미로는, 불안정한 원자핵이 안정한 원자핵으로 변환될 때 나오는 에너지를 방사선이라고 하는데 입자 혹은 파동 형태로 나타난다. 방사선은 에너지의 흐름이기 때문에 에너지만 전달하고 물질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1896년 프랑스 물리학자 앙리 베크렐은 우라늄 염으로 형광 실험을 하다가 우연히 방사선을 ‘발견’했다. 1898년 마리 퀴리는 이들 물질이 가진 성질을 최초로 ‘방사능’이라고 불렀으며 방사능을 가진 물질에서 나오는 것을 ‘방사선’이라고 부르도록 하였다. 방사선은 우주의 기원부터 존재하였으며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방사선의 세계에서 적응하며 살아왔다.
전리 능력에 따라 전리방사선과 비전리방사선으로 나눈다. 우리가 한 번쯤 들어 본 알파, 베타, 중성자, X선, 감마선이 전리방사선이다.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마이크로웨이브, 라디오파 같은 것이 비전리방사선이다. 형태나 힘의 차이가 다르다. [그림1]에서 보듯이 알파선과 베타선은 투과력이 낮아 비교적 차단이 쉽지만, 감마선은 투과력이 커 인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나 납과 같이 밀도가 큰 물질로 차단할 수 있다. 의료분야에서 진단 및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하는 X-선이나 양성자 등이 모두 방사선이다.
전리방사선 | 직접전리방사선 | α입자(4He 핵), β입자, 전자(e), 양성자(p), 중이온 등 |
간접전리방사선 | 광자(감마선, X선), 중성자(n), 중성미자 | |
비전리방사선 | 라디오파, 마이크로웨이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
방사성물질이 방사선을 내는 강도를 방사능이라 한다. 방사성물질이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이나 방사선을 방출하는 성질을 방사능이라고 한다. 방사능(radioactivity)은 불안정한 원소의 핵이 스스로 붕괴하면서 내부로부터 방사선을 방출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말로 방사성물질 내부에서 단위 시간당 일어나는 핵변환의 수로 정의된다.
방사능의 국제표준단위는 Bq(베크렐, Becquerel)이며, 1초 동안 방사성 핵종이 한번 핵변환 하는 것을 1Bq이라 한다(혹은 1초 동안 한번의 붕괴수와 같음)[표2].
단위 | 단위 설명 |
---|---|
베크렐(Bq) | 1초 동안 하나의 방사선이 나오는 세기 |
X선 또는 감마선에 의해 공기의 단위 질량당 생성된 전하량을 조사선량이라고 하는데 공간상에서 방사선의 세기를 나타내는 양이다. 조사선량의 기본 단위로는 뢴트겐(R)을 사용한다. 모든 방사선은 물질을 지나며 에너지를 잃어버리게 되고 이런 잃어버린 에너지를 물질이 흡수하게 되는데, 해당 물질의 질량당 흡수한 에너지를 흡수선량이라고 하며 기본 단위로 그레이(Gy)를 사용한다. 방사선에 따라 인체에 주는 영향이 다르므로 흡수선량을 생물학적 효과와 인체의 장기 및 조직의 방사선 민감도를 고려하여 보정하여 사용하는데 이런 방사선량을 유효선량이라하고 기본단위로는 시버트(Sv)를 사용한다.
종류 | 단위 | 단위 설명 | 비고 |
---|---|---|---|
조사선량 | 뢴트겐(R) | X선에 의해 공기중에 생성된 공기 질량에 대한 전하량 | 공간에서의 방사선의 세기 |
흡수선량 | 그레이(Gy) | 방사선이 투과하며 물질에 흡수되는 에너지 단위 | 생물학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에너지 총량 |
유효선량 | 시버트(Sv) | 물질에 흡수된 에너지가 주는 생물학적 영향을 고려한 단위 | 인체 피폭 선량을 의미 |
방사능과 방사선량의 크기는 매우 큰 수 혹은 매우 적은 수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표4]의 접두어를 기본 단위에 붙여 사용한다. 가령 1밀리시버트(1 mSv)는 1시버트(1 Sv)의 1/1000 크기이고, 1마이크로시버트는(1 μSv)는 1밀리시버트(1 mSv)의 1/1000 크기이다.
인자 | 접두어 | 기호 | 인자 | 접두어 | 기호 |
---|---|---|---|---|---|
1024 | 요타 | Y | 10-1 | 데시 | d |
1021 | 제타 | Z | 10-2 | 센티 | c |
1018 | 엑사 | E | 10-3 | 밀리 | m |
1015 | 페타 | P | 10-6 | 마이크로 | μ |
1012 | 테라 | T | 10-9 | 나노 | n |
109 | 기가 | G | 10-12 | 피코 | p |
106 | 메가 | M | 10-15 | 펨토 | f |
103 | 킬로 | k | 10-18 | 아토 | a |
102 | 헥토 | h | 10-21 | 젭토 | z |
101 | 데카 | da | 10-24 | 욕토 | y |
방사선의 에너지는 물질의 두께 혹은 거리에 따라 투과하며 항상 감소하게 된다. 방사선의 종류에 따라 감소 효율이 좋은 물질을 방사선 차폐재로 사용한다. 가령 납이 X선 차폐에 사용되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방사성물질은 지속해서 붕괴하기 때문에 방사능의 총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한다. 방사선이나 방사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식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핵분열성 물질인 우라늄이 핵분열하면 중성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원자로에서는 중성자의 수를 적절하게 제어하여 안전하게 전기를 생산한다. 핵분열을 제어하지 않는 것이 핵폭탄이다. 방사성붕괴를 통해 방사성물질의 방사능이 감소하는데, 우라늄의 핵분열로 중성자수가 증가하는 것과 혼동해선 안 된다.
한국인이 1년간 생활하며 받는 방사선은 평균 3밀리시버트(3 mSv) 정도이다. 그림 2는 2016년 유엔 환경계획(UNEP) 보고서에서 밝힌 인류의 평균적 방사선 피폭 분포이다. [그림2]에서 보는 것처럼, 방사선은 우주로부터 혹은 땅으로부터 와서 어디에든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와 음식물에도 자연적으로 존재한다. 또한, 병원에서의 건강 진단과 치료 목적으로도 방사선에 피폭된다. 자연 방사선과 인공 방사선은 발생원을 구별하기 위한 용어에 지나지 않으므로 인체에 미치는 방사선 영향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단지 에너지의 총량이 얼마인가가 중요할 뿐이다.
미국 환경보호국(US EPA)이 2017년도에 발표한 보고서(Protection Action Q&A for radiological & Nuclear Emergencies)에 의하면, 100밀리시버트(100mSv) 정도의 낮은 방사선량은 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그림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