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의 새로운 기준입니다.
글
한기용 대표
30대 말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커리어에 관해 조언하기 시작했습니다.
5년 전부터는 조금 규모가 커져서 전혀 모르는 많은 분으로부터
커리어에 관한 고민을 듣고 질문과 조언을 하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오늘은 한국에 계신 분들에게 많이 해드렸던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나이로 인한 압박을 느끼며 마치 내 앞에 몇 년이란 시간밖에 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 말고, 70대 중반까지 일한다고 생각하고 커리어를 긴 호흡으로 바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바라보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뭔가 잘 안돼도 학습의 과정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즉 실패를, 안 되는 방법을 배운 시간으로 복기할 수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30대 중반이라면 아직 40년이란 시간이 앞에 있는 것이고 40대 중반이라면 30년이 남아있는 셈입니다. 본인이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자신감을 잃기 쉽습니다.
나이의 압박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남과 비교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사람과 결과론적인 모습으로 비교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그 사람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우리 눈에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은 ‘얼마나 노력했길래 저렇게 잘할까? 나도 저 사람을 롤모델로 삼고 성장해야겠다’라는 것이 더 건강한 관점입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커리어에서 중요한 성과들은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함을 가졌을 때 만들어집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어 표현 중의 하나는 바로 Practice makes perfect입니다. 긴 호흡으로 커리어를 바라보며 무엇이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인지한다면 실패나 실수는 학습의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젊었을 때, 환경의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해서 바라보고 동료들과 가십을 나누며 시간을 낭비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직을 여러 번 하면서 깨달은 점은 완벽한 환경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기운처럼 조직과 개인에 해가 되는 것도 없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어느 환경에 있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지려 노력하면서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고 지금 있는 환경에서 성과를 내는 데도 좋습니다. 완벽한 환경을 찾아다니거나 꿈꾸며 힘들어하지 마세요. 어디에 있건 마지막까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며 퇴장하는 것이 좋은 평판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빠르게 승진하고 인정받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본인의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행동해서 인정받았으니 앞으로도 똑같이 행동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편안함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편안함에 빠지는 순간 내 장점은 단점으로 변화하기 쉽습니다. 승진하거나 중요한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되는 것, 상사가 바뀌거나 이직하는 등 상황이 바뀔 때마다 내 장점이 무엇이고 그 장점이 여전히 장점인지 많이 자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상사나 신뢰할 수 있는 동료들에게 나에게 갖고 있는 기대가 무엇인지도 많이 물어보세요. 나이가 들수록, 레벨이 올라갈수록 주변에서 나에게 갖는 기대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달라집니다. 성공 방정식의 덫에 빠지거나 편안함에 빠지는 순간을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얼마 전 코칭에서 ‘커리어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20대 중반의 나와 50대 중반의 나를 비교하며 느끼는 성장이라 답했습니다. 단기적 보상이나 결과를 바라보지 않고 꾸준하게 해왔던 일들이 큰 자산이 됐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조바심과 불안감으로 한 일들은 성과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번아웃을 가져왔지만, 오랜 시간 꾸준히 했던 것들은 단단한 나를 만들었습니다. 꾸준함은 평정심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완벽한 준비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부족한 자신을 자책하기보다 점진적 성장에 집중하세요. 그것이 행복한 커리어의 시작입니다. Love Yourself!
한기용 대표
커리어 코칭 기업 UpZen 창업자이며 산호세 주립대 겸임교수이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전자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대기업, 스타트업, 창업 등의 커리어 경험을 쌓았다. 현재 개인 커리어 자문, 데이터 관련 교육, 스타트업 자문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실패는 나침반이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