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작성일
- 2023.07.04
- 조회수
- 4,848
- 전자빔 조사해 배터리를 한 번에 대량 생산하는 ‘원팟(one-pot)’ 신기술 개발 -
- 폭발·화재 위험 적고, 생산 단가 낮춰 빠른 상용화 기대 -
□ 국내 연구진이 방사선 기술을 이용해 안전하고, 경제적인 반고체 배터리* 생산 공정을 개발했다. 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차세대 배터리 산업에서 선도 주자로 도약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 반고체 배터리 :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에 리튬이온을 전달하는 물질(전해질)이 흐름성이 없고 스스로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겔 형태(반고체)인 배터리
□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주한규) 최은영 박사팀은 전자빔을 이용해 반고체 배터리를 한 번에 대량 생산하는 ‘원팟(one-pot)’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박수진 교수팀, 전자빔 이용 신소재 전문 기업 (주)제브(대표이사 하태성)와 산·학·연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다.
< 사진 1. 전자빔을 이용한 겔(반고체) 전해질 배터리 제조 모식도 >
(좌) 액체 전해질이 포함된 파우치형 배터리의 외부에서 전자빔을 조사 시, (우) 전자빔에 의해 파우치 셀 내부의 전해질이 겔화되어 겔(반고체) 전해질 배터리가 만들어진다.
□ 전기차나 휴대전화 등에 흔히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대인의 일상에서 필수적인 에너지 저장 장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은 인화성 물질로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액체를 포함하지 않는 배터리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ㅇ ‘꿈의 배터리’라고도 불리는 차세대 이차전지인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이기 때문에 안전성은 높으나 이온전도도가 낮아 효율성이 떨어지고, 비싼 가격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ㅇ 액체와 고체 사이의 반고체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반고체 즉 겔 타입의 전해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화학 물질이나 열처리가 필요한데 이들은 배터리 성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ㅇ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반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자빔을 이용하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전자빔은 방사선의 일종으로 물질의 구조와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어 전자빔을 액체에 조사하면 액체가 반고체 형태로 변한다. 다만, 전자빔 이용 시 생산량 확대에 한계가 있고, 전자빔 설비의 높은 가격으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 사진 2. (a) 다중 적층 배터리 전자빔 조사 모식도, (b) 수직 위치에 따른 배터리 성능 시험 결과 >
파우치형 배터리를 8개 수직으로 쌓아 올려 전자빔으로 조사 시, 7번째까지는 전해질이 겔화되어 안정적인 배터리 성능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 이에 연구진은 전자빔 이용 기술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대량 생산을 위한 공정 개발에 주목했다. 먼저 전자빔을 조사할 때 배터리 내부 재료들이 받는 영향을 각각 분석해 최적의 조사선량을 도출했다. 기존 상용화된 액체 전해질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쌓아 올려 최적화된 선량만큼 전자빔을 조사해 한 번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원팟(one-pot)’ 공정을 개발했다.
ㅇ 이 공정으로 기존 액체 전해질 배터리와 유사한 성능의 반고체 배터리를 한 번에 7개까지 생산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 사진 3. 전자빔을 이용한 컨베이어 벨트 방식 생산라인 모식도 - (주) 제브 제공 >
□ 전자빔은 조사 시간이 수 분 이내로 짧아 컨베이어 벨트 방식으로 빠르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향후 이번 기술을 고용량 배터리 생산에 확대 적용하고, 상용화를 위한 공정 최적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 이번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저명한 국제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 16.744)에 6월 게재됐다.
※ 논문명 : One-pot production of multiple stacked lithium-ion batteries with gel polymer electrolyte through high-energy electron beam irradiation
□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번 성과는 방사선의 무한한 응용 분야 중 하나”라며, “앞으로 차세대 배터리 제조 산업에서 대체 불가한 방사선 강점 기술의 활용도와 위상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