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폐기물의 처리·처분
방사성폐기물은 어떻게 처리할까?
사용후핵연료와 중·저준위폐기물의 처리·처분
방사성폐기물은 방사능이 셀수록 위험하므로 위험도에 따라 고준위폐기물(사용후핵연료)과 중·저준위폐기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사용후핵연료란 원자력발전소에서 핵분열 능력이 떨어져 원자로에서 꺼낸 핵연료를 말합니다. 이는 마치 연탄재와 같아 오랫동안 뜨거운 열을 뿜어냅니다. 또한 핵분열로 인해 방사선을 많이 방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후핵연료는 바로 처분하지 않고, 일정 기간 원자로 옆 물저장조에 보관하면서 열과 방사능을 낮춰줍니다. 물은 열을 식혀 주고 물에 녹아 있는 붕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데 핵심 고리 역할을 하는 중성자를 모두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놀랍게도 붕소가 녹아 있는 물 밖에서 사용후핵연료가 있는 저장조를 직접 맨눈으로 쳐다봐도 매우 안전합니다.
이후 사용후핵연료는 땅속 500m 깊이에 파묻을 예정입니다. 이는 사용후핵연료가 오랜 기간이 지나야 자연의 방사능 수준으로 되돌아오므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땅속 깊은 곳에 처분하는 것입니다. 물론 재처리를 통해 우라늄(U), 토륨(Th), 플루토늄(Pu) 등과 같은 핵물질을 재활용할 수 있으며, 이와 관련한 기술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 중이지만, 처분의 필요성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후대 어떤 순간에 관리가 단절되는 시점이 오더라도 폐기물이 자체적으로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공학적인 설계를 해야 합니다. 설계의 핵심은 다중방벽 개념입니다. 고체 사용후핵연료 자체, 처분용기, 완충재, 암반층 등이 각 방벽 요소들입니다. 만일의 사고로 용기가 깨진다 해도 완충재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적고, 이를 통과해 방사성물질이 지하수에 녹는다해도 500m 이상의 암반층을 관통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는 방사성물질이 모두 다 붕괴해 버릴 정도의 긴 시간입니다. 그래서 사용후핵연료의 처분은 각종 이론과 실험을 통해 처분 용기의 재질과 두께, 처분장 깊이 등을 결정하고 설계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보장됩니다.
사용후핵연료와 달리 중·저준위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물질의 상태를 나누어야 합니다. 이 세상 모든 물질은 기체, 액체, 고체로 구분되며 서로 특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체는 가볍고 잘 날아가므로 활동성이 가장 좋습니다. 액체 역시 기체보다는 약하지만 잘 흐르므로 활동성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고체는 건드리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방사성폐기물은 활동성이 없는 고체로 만들어야 합니다.
기체는 숯의 일종인 차콜로 포집합니다. 옛날에 우리 조상들이 숯으로 물을 정제해 마신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또, 고성능 기체포집필터를 사용해서 폐기물 속 방사성물질들을 가두어 버립니다. 방사성물질이 빠져나간 기체는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니므로 밖으로 버립니다.
액체는 기체 폐기물처럼 다양한 필터와 이온교환수지를 사용해서 방사성물질을 걸러냅니다. 집에 있는 정수기와 원리가 같습니다. 그리고 증발과 농축을 통해 깨끗해진 액체는 배수구로 방류하고, 남은 액체 폐기물은 시멘트를 이용해 고체로 만듭니다.
고체는 부피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압축합니다. 외국에서는 불에 타는 종류는 산업폐기물처럼 태워서 남는 재를 시멘트에 넣어 고체로 만들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소각공정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공정을 거쳐 모든 폐기물이 안정적인 고체 형태로 드럼통에 담겨 경주에 있는 지하 처분장으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면 사람들은 방사성폐기물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 없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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