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의 새로운 기준입니다.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방사성폐기물 Up-cycling 연구팀”
1 박환서 책임연구원, 2 이기락 책임연구원, 3 강현우 책임연구원, 4 최정훈 책임연구원, 5 표재영 선임연구원, 6 이병관 박사후연구원
이기락 책임연구원 방사성폐기물 처리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자로서, 원천기술과 공정 기술을 개발해 상용공정 규모로 발전소에서 기술 실증까지 수행한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강현우 책임연구원 세계 최초로 상용규모로 실증에 성공했다는 점과 더불어, 방사성폐기물 내 유용한 동위원소를 회수하여 공급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국내 기반 기술을 확보한 것에 그 의미가 큽니다.
박환서 책임연구원 방사성폐기물을 폐기의 대상이 아닌 활용의 대상으로 관점을 다르게 하면, 새로운 ‘통합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체계’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은 방폐물 내 유용한 물질이나 동위원소 회수를 통한 ‘방폐물 Up-cycling에 대한 새로운 기술 체계’를 현재와 미래 원자력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KAERI 인(人)사이드는 우수성과 과제 참여 연구자를 만나는 코너입니다.
연구와 관련된 일화부터 연구원들의 일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번 달은 ‘세계 최초 중수로 중준위 폐수지 처리기술의 상용규모 검증을 통한 폐기물의 획기적 감용 및 폐기물 내 C-14 동위원소 활용 기반 기술 확보’라는 우수성과를 달성한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방사성폐기물 Up-cycling 연구팀의 박환서, 이기락 책임연구원을 만나봤습니다.
박환서 책임연구원 우리 연구팀은 사용후핵연료를 취급하는 선진핵주기 공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과 원자력시설에서 발생하는 처리가 어려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에 특화된 연구팀입니다. 단순한 처리기술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사성폐기물 기술 체계와 공학적 기술 등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환서 책임연구원 대학 졸업 후 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거대한 시스템 속 부속품 같다는 느낌을 받았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고민하던 중, 새로운 것을 찾는 연구원이 되고 싶어서 늦깎이로 대학원을 졸업하고, 연구원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실험은 고단하지만, 자유롭게 생각하고 실현해 볼 수 있는 것이 만족스러워요. 특히 제가 다루는 방사성폐기물 처리는 전공이었던 화학공학과 부합되는 주제이기도 해서 현재까지 이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기락 책임연구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신재생에너지 연구를 수행했어요. 당시 신재생에너지 분야 이외의 새로운 분야를 연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요. 먼저 KAERI에 입사하셨던 선배님 추천으로 인연이 되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화학공학 기반의 연구를 수행하였던 경험은 고방사성폐기물 처리 연구를 수행하는데 많은 부분 도움이 됐어요. 적성과도 잘 맞아 입사 후 현 분야에서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기락 책임연구원 이번 연구에서 수행한 중수로 폐수지를 예로 들어볼게요. 이 중수로 폐수지는 방사성폐기물 중에서 특이한 폐기물 중 하나예요. 폐수지 내에 고순도 C-14(탄소-14)가 결합 되어 있는 구조죠. 이 C-14는 고가의 동위원소이고, 전량 수입 해오는 원료이기 때문에 폐수지에서 분리해 재사용할 가치가 있어요. 하지만 기존 기술인 산 처리와 열처리 기술을 사용하면 2차 폐기물이 대량으로 발생해 버리기 때문에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러나 저희가 개발한 마이크로웨이브 처리기술은 폐수지로부터 C-14를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어요. 그래서 2차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며 폐수지를 처분할 수 있게 되었죠. 분리한 C-14는 안정한 형태로 포집하여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의약 산업에 필수적인 동위원소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박환서 책임연구원 상용규모로 공정실험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안전성이었어요. 유기물을 다루면서 기체를 제어해야 한다는 점과 중준위라는 점이 액체나 고체를 다뤄왔던 저준위나 극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와는 완전히 다른, 안전성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거든요. 안전성을 담보하면서 처리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효과성을 추구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 그 자체가 연구의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박환서 책임연구원 연구개발 초기에 마이크로파 반응기 제작을 의뢰했는데 천만 원이 넘는 견적을 받았어요. 차라리 가정용 전자레인지를 사용해보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아 전자레인지를 구매해 실험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가혹한 실험 때문에 많은 전자레인지가 고장났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1/3의 가격으로 기초적인 결과물들을 살펴볼 수 있었기에 기억에 남네요.
이기락 책임연구원 이번 실증 시험은 국내 최초, 최대의 상용규모 방사성폐기물 처리 실증 시험이었어요. 지금까지 이렇게 높은 준위의 방사성폐기물을 상용규모로 처리한 사례는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렵고, 폐수지에서는 전무했죠. 최초의 사례라 준비과정을 포함한 실제 실험을 수행한 4개월 동안은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마지막 한 달은 발전소에서 거대한 상용규모의 공정장치가 실제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서 참여한 연구자분들 모두 두려움 보다는 새로운 희망에 대한 기대가 더 컸던 것 같아요. 되돌아보니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이기락 책임연구원 현재 참여하고 있는 과제들을 성실하게 수행할 계획이에요. 더불어 방사성폐기물 재활용 연구를 위한 기획을 틈틈이 진행하려 합니다.
박환서 책임연구원 연구원 누구나 하고 싶은 연구를 위한 예산확보가 계획 1순위 일 거예요. 이번에 기획한 과기부, 산업부, NST 과제 등이 원하는 대로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올여름은 기획된 과제에 대한 대응으로 시원한 사무실에서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을 듯합니다.
박환서 책임연구원 유튜브에서 본 어느 노병 이야기가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 있어요. ‘포기하는 자 성공하지 못하고, 성공하는 자 포기하지 않는다’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실패를 맞이할 수 있는 준비된 자세라고 생각해요. 연구는 끊임없는 실패이며, 실패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고, 실패를 기반으로 성공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이기락 책임연구원 연구자로서 개발한 기술이 실제 산업에 적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이를 위해선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한 사람의 꿈은 꿈이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이다’ 칭기즈칸이 했던 이 명언을 좋아합니다. 앞으로 KAERI의 많은 연구원이 공유할 수 있는 꿈을 만들어 보는 것이 목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