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의 새로운 기준입니다.
존경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직원 여러분, 2025년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근래 정치 상황뿐 아니라 최근 발생한 참사로 우리 모두 침통한 마음으로 예년과는 다른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어김없이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하는 이 자리에서 우리의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며 심기일전해 힘찬 발걸음을 함께 내디뎠으면 합니다.
2024년은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 속에서 원자력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특히, 체코 원전 수출이라는 낭보가 우리 원자력계에 큰 기쁨과 자신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 연구원도 원자력 기술의 발전과 이용 촉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한 해였다고 자부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직원 여러분께 먼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우리는 SMART SMR의 실물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기존의 SMART에서 출력과 안전성을 향상시킨 SMART100의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습니다. 이는 향후 사우디에 SMART 건설을 다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캐나다 수출을 위한 맞춤형 경량화 모델인 SMART-C를 개발하고, 산업계와 함께 캐나다 현지 홍보도 강화했습니다. SMART 수출에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지만, 우리의 지혜와 노력이 더해지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더불어 차세대 원자력 기술 개발과 실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선진원자로의 민관 공동 개발 환경을 조성하고, 현안 해결을 위한 국가 정책 수립에 기여했습니다. 산업 공정열 공급용 고온가스로를 개발하는 민관합작 사업이 성공적으로 착수되었고, MSR 실증을 위한 예타 사업도 기획했습니다. SMR 가상원자로 플랫폼 개발 연구단이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에 선정되는 큰 성과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신규사업을 포함해 기본사업 765억 원, 정부수탁 4,291억 원 등 2025년 R&D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냈습니다. 하지만, SFR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난관도 함께 찾아왔습니다. SFR 민관합작 사업이 올해 착수할 예정이었기에 더욱 아쉽습니다. 이제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연구용원자로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하나로 가동에 큰 걸림돌이었던 「사고·고장 발생 시 보고·공개 규정」 개정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제 안전계통과 관련 없는 원자로 정지는 조치 후 바로 재가동할 수 있어 하나로 가동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하나로가 아시아 유일 국제연구용원자로센터(ICERR)로 재지정되어 다시 한번 세계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기장에 건설 중인 수출용신형연구로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했고,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OYSTER 냉중성자시설 구축사업과 방글라데시 BTRR 연구로 계측제어시스템 개조 사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 외에도 연구용원자로 관련 여러 해외사업을 추진하는 등 성과가 그 어느 해보다 풍부했습니다.
방사선 기술 분야에서도 국민 생활의 편익을 높이는 성과가 많았습니다. 방사성의약품지원센터 개소, 고순도 의료용 루테튬-177 생산, 지르코늄-89 수출, 원자력전지 장기 실증 성공 등 다양한 성과가 이를 증명합니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국가전략산업뿐만 아니라 방사선 육종, 문화재 복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여하는 원자력 기술을 추구했습니다. 특히, 국가유산원자력클리닉 개소와 양성자가속기의 24시간 빔 서비스 제공은 연구원의 사회적 기여를 확대하는 의미 있는 노력이었습니다.
지난 한 해의 모든 성과를 일일이 말씀드릴 수 없어 아쉽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노력으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원자력 기술 개발의 중심, 국민과 세계가 지지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라는 우리의 비전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국가적 혼란과 미국 행정부 교체 등 대내외적으로 급격한 환경 변화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2025년은 우리가 정상에 오르기 직전 한 번 더 힘차게 페달을 밟아야 할 그 시기입니다.
우선, 세계 SMR 시장 선점을 위해 SMART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캐나다 앨버타주 오일샌드 플랜트에 SMART가 배치될 수 있도록 캐나다와 공동으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가능성을 평가하고, 상호 협력 기반을 강화하겠습니다. SMART 도입에 관심이 있는 우즈베키스탄, 요르단, 인도네시아, 이집트, 필리핀 등 다른 국가와의 협력도 강화해 수출 기반을 넓혀가겠습니다.
선진원자로 개발 사업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내실화에 힘써야 할 때입니다. 고온가스로 민관합작 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SFR 민관합작 사업이 착수될 수 있도록 추가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장기적인 사업 추진 동력 확보를 위해 고온가스로, SFR, MSR 등 선진원자로 개발 사업이 예타를 통과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입니다. SMR 가상원자로 플랫폼 전략연구단 사업을 비롯해 원전 안전성 향상을 위한 첨단 기술 개발에도 힘쓰겠습니다. 더불어 혁신형 SMR 개발 사업도 차질 없이 수행해 빠른 시일 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대외 환경 변화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와 원자력 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해 한·미 원자력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공약인 ‘아젠다 47’에 선진원자로 개발 추진이 포함된 만큼, 장기적으로 SMR 개발 사업에서도 우리가 미국의 주요 협력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프랑스, 일본, 영국 등 세계 기술 선도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연구로 기술수출 등 국제협력 또한 강화하겠습니다.
이 모든 일에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활력 에너지 원자력의 힘을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식품, 의약품 등 생활 밀착형 기술과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연구개발에 힘쓰겠습니다. 이를 위해 하나로, 양성자가속기, 사이클로트론 등 대형연구시설 활용도를 더욱 높이겠습니다.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안전한 처분과 처리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대국민 소통을 강화해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 연구원이 대규모로 추진하고 있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수출용신형연구로, ARA 연구로 건설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안전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직원 여러분! 탄소중립과 디지털·인공지능 시대에 필수 에너지원은 바로 원자력입니다. 우리는 그 원자력 기술 개발의 중심에 있기에 큰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가져야 할 것입니다. 올해도 도전과 혁신의 정신으로 새로운 성과를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합시다.
올해 2025년은 을사년 ‘푸른 뱀의 해’입니다. 푸른 뱀은 영리하고 신비로운 존재로 뛰어난 직관력과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길을 찾는 뱀의 재능과 기운을 받아 우리 앞의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막막하고 안타까운 나날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함께 나아가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 연구원도 녹색원자력봉사단을 중심으로 기부와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직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도 늘 활력 충만하게 지내시며, 만사형통함 속에서 뜻하시는바 모두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주한규